제2부 실천사목신학과 사목직무 방법론



6장. 사목직무 방법론

    1. 사목직무

        1) 그리스도교 예언자직 사목직무

        2) 그리스도교 사제직 사목직무

        3) 그리스도교 왕직 사목직무

        4) 사목직무의 기타 분류

        5) 사목직무의 기능

    2. 사목직무 기준

        1) 하느님 중심 원리

        2) 그리스도 중심 원리

        3) 성령 중심 원리

        4) 교회론적 원리

        5) 인간학적 원리

        6) 구원 역사적 원리

        7) 종말론적 원리

        8) 부차적 기준

    3. 사목직무 방법론

        1) 죠셉 까르댕의 생활반성/사도적 성찰

        2) 사목기획

        3) 사목 계획 수립의 기준과 과정

        4) 화이트 헤드의 모델과 방법




6장 사목직무 방법론




이 장에서는 사목직무 방법론을, 1항 사목직무를 그리스도교 예언자직 사목직무와 그리스도교 사제직 사목직무, 그리스도교 왕직 사목직무, 사목직무의 기타 분류, 그리고 사목직무의 기능으로 나누어 알아본다. 2항 교회 사목 활동을 구상하고 계획하고 검증하고 수정하는 사목직무 기준들을 하느님 중심 원리(또는 무상성의 원리), 그리스도 중심 원리(또는 육화-예수님 일의 원리), 성령 중심 원리(또는 영적 기준의 원리), 교회론적 원리(또는 공동체적 원리), 인간학적 원리(또는 기능적 원리), 구원 역사적 원리(또는 현실성, 구체성의 원리), 종말론적 원리(또는 계획성-미래의 원리) 등으로 나누어 알아본다. 그리고 사목직무의 부차적인 기준들도 알아본다. 3항 사목직무 방법론을 죠셉 까르댕의 생활반성/사도적 성찰과 사목기획 및 사목 계획 수립의 기준과 과정, 그리고 화이트헤드의 모델과 방법으로 나누어 알아본다.



1. 사목직무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그리스도교의 삼중 사목직무와 관련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부께서 성령으로 기름부어 ‘사제이고 예언자이며 왕’으로 세우신 분이다. 하느님의 백성 전체가 이러한 그리스도의 세 가지 직분에 참여하며, 거기에서 나오는 사명과 봉사의 책임을 진다”라고 밝힌다.1)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바로 교회 직무의 원천이시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세우시고, 그 교회에 권한과 사명을 주시며 그 방향과 목적을 제시하셨다.”고 밝힌다.2)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세례로 그리스도께 합체됨으로써 하느님의 백성으로 구성되고, 또한 이 때문에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과 왕직에 자기 나름대로 참여한다. 그들은 세상 한 가운데서 교회의 사명을 각자의 고유한 조건에 따라 실행한다.3) 교회 전체가 사제적 백성이며, 세례로 말미암아 모든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4) 평신도들은 그들이 받은 보편 사제직으로, 사제들은 직무 사제직으로 그리스도의 이 삼중 사제직에 참여한다. 주교와 사제들의 직무적이고 교계적인 사제직과 모든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은 정도만이 아니라 본질에서 다르지만, 서로 밀접히 관련되어5) 각기 특수한 방법으로 그리스도의 유일한 사제직에 참여한다.6)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은 세례의 은총과 믿음·바람·사랑의 삶, 성령에 따른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실현되고, 직무 사제직은 보편 사제직을 위하여 봉사하고, 세례 은총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7) 이 항에서는 사목직무를 그리스도교 예언자직 사목직무와 그리스도교 사제직 사목직무, 그리스도교 왕직 사목직무, 사목직무의 기타 분류, 사목직무의 기능으로 나누어 알아본다.


1) 그리스도교 예언자직 사목직무

하느님 백성은 그리스도의 예언자직에 참여한다. 자신들에게 전해진 믿음을 온전히 지키고, 그 신앙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며,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될 때, 평신도이건 성직자이건 간에 백성 전체의 초자연적 신앙 감각을 통하여 이루어진다.8)

주교들은 사제들의 도움을 받아 주님의 명령에 따라9) 주님께 받은 복음의 진리를 모든 사람에게 전달한다.10) 진리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무류성에 참여시키신다.11) 그래서 교회 교도권은 하느님 백성이 신앙에서 빗나가거나 쇠약해지지 않도록 보호하며 올바른 신앙을 고백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교도권의 사목적 임무는 하느님 백성이 자유를 주는 진리 안에 머무르도록 보살핀다. 이를 위해 무류성의 은사를 받는다.12) 이 무류성은 주교단의 단장인 교황이 주교단과 함께13) 하느님 계시14)와 그리스도의 가르침15)에 대한 신앙과 윤리상의 결정을 내릴 때 주어진다.16)

주님께서는 평신도들에게 복음선교를 위해 증인으로 나서도록 신앙 감각과 말씀의 은총을 주셔서 예언직에 참여한다.17) 그래서 평신도들은 세속의 일반 환경에서 생활의 증거와 말씀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한다.18) 그 분야는 교리교육19)과 학문교육20) 그리고 사회홍보매체21) 등이다.22) 또한 평신도들은 교회의 선익을 위한 제언을 통해 예언직에 참여한다.23)

그리스도의 예언자직에 참여하는 사목직무는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마주하도록 하여 자신들의 인생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도록 하는 복음 선교이다. 그리고 이 복음 선교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토착화의 과정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이고 교회를 이루게 하는 직무이다. 이 예언자직 수행에 대한 서울대교구 본당 사목활동은 선교 분야의 선교 교육, 가도/방문선교, 냉담자/냉담 교우 돌보기, 군입대 자녀 돌보기, 선교활동 등이 있으며, 예비신자 교육 분야의 교리, 단계별 예식, 성지순례, 피정, 후속 교리, 방문교리 등이 있다.24)


① 복음 선교

교황 바오로 6세는 과거에는 복음 선교를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교하고,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고 기타 다른 성사를 주는 것”25)으로 정의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교회가 복음 선교를 하고 있다는 것은 “교회가 선포하는 메시지의 신적 능력으로 모든 개인과 집단의 양심, 그들이 관계하고 있는 활동, 그들의 생활과 구체적 환경을 변혁시키려고 노력”26)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교회로서 복음 선교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더 더욱 넓은 지역에서 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교하는 것만이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 계획에 상반되는 인간의 판단 기준, 가치관, 관심의 초점, 사상의 동향, 사상의 원천, 생활 양식 등에 복음의 힘으로 영향을 미쳐 그것들을 역전시키고 바로잡는 데 있다”27)고 밝힌다. 이 모습은 마치 과거에는 사회라는 악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물고기를 잡아 교회라는 그리스도가 다스리는 맑은 새 세상에 옮기는 것이었다면, 현대에 와서는 물고기가 사는 세상을 복음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복음 선교는 모든 것에 앞서 생활의 증거로 선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28) 생활로 증거하는 복음 선교와 관련하여 교황은 교회의 기초 공동체가 복음을 잘 듣고, 각별히 복음화를 받아들이며 지체하지 않고 그 자신이 복음의 선포자가 되어, 복음 선교의 못자리가 되고, 더욱 큰 공동체 특히 지역 교회에 도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29)

바오로 6세는 오늘날 교회가 복음화를 하면서 직면하는, 이념적으로나 실천적으로 만연된 무신론 문제,30) 다양하고 다원론적인 정황 안에서 신앙 토착화 문제,31) 축약된 복음화의 위험이라는 세 가지 난관 또는 도전을 강조한다.32) 오늘날 복음화에 제기되는 도전과 질문들은 부정적이고 긍정적인 면모를 가진 새로운 문화, 하느님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은 사회의 세속화, 국가적이고 국제적인, 특히 남북간이 존재하는 경제적 불의와 불균형, 공공 생활의 부패, 윤리적 위기와 새로운 가치들의 모색, 분쟁과 폭력의 상황, 삶의 이유와 의미에 대한 모색, 인간 존엄성과 연대성 및 평화에 대한 새로운 감수성, 종파의 확산, 가톨릭의 고유한 주체성을 존중하면서 진리를 모색하는 교회일치적 대화, 신앙 주관화의 위험, 신앙의 약화 및 많은 신자들의 냉담, 교회 공동체 조직의 쇄신, 적정한 숫자의 유능한 복음 선포자의 부족 등이다.33)


② 토착화

김웅태는 「종교의 현대적 적용-한국 그리스도교의 토착화를 중심으로」에서, 복음 선교를 통해, 복음이 한 지역의 문화와 만날 때 갈등이 생기게 되고, 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복음이 그 지역 사회의 문화에 영향을 주는 ‘복음의 문화화’와 그 지역 문화가 복음의 영향을 받아 변화되는 ‘문화의 복음화’가 이루어진다. 토착화(inculturation)는 ‘문화융합’(acculturation), ‘문화순응’(enculturation)의 과정을 거친다. 토착화는 본방화(indegeniztion) 또는 상황화(contexualization)라는 용어와도 혼용된다고 한다.34) 교황 바오로 6세는 현대의 복음 선교에서 “복음화에 있어 중요한 것은 복음화가 문화를 마치 겉치장하는 것처럼 장식하는 것이 아니고 문화의 깊은 근원에까지 생명력 있게 복음화하는 것이다”35)라고 토착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복음의 토착화는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이고자하는 각각의 인격의 내적 심화와 변화를 통해 그 결실을 거둔다.


③ 공동체 건설

현대 세계의 복음화 과정은 과거처럼 부족 단위의 집단 개종도 아니요, 단지 겉옷을 입듯이 복음을 입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깊은 토착화 과정을 통한 신앙의 결단이며, 이 결단을 통해 세례를 받고 교회의 일원이 되며 교회 공동체를 건설하여 교회를 이루게 된다. 이 신앙의 결단은 지금까지의 자기 삶의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버리고 교회를 통해 주님께서 제시해 주신 복음의 가치와 생활 방식으로 변화하여 살겠다는 결심과 그 실현이다. 그러한 선택과 결심 그리고 고백과 새로운 삶의 실현은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의 모임인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 하느님 나라 건설을 시작하도록 한다. 이 공동체는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의 도래의 완성을 가져오기 위한 지상의 순례하는 교회이다. 


2) 그리스도교 사제직 사목직무

그리스도교 신자는 신앙과 세례로 교회에 들어와 하느님 백성의 독특한 소명, 곧 사제 소명을 나누어 받는다. 사람들 가운데에서 뽑히신 대사제 주 그리스도께서는 새 백성이 한 왕국을 이루게 하시고 또 당신의 하느님 아버지를 섬기는 사제들이 되게 하셨다.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새로 남과 성령의 도유를 통하여 신령한 집과 거룩한 사제직으로 축성되어36)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

주교들은 자신과 자신의 협력자인 사제들에 의해 봉헌되는 개별교회 삶의 중심인 성찬례를 통해 최고 사제직의 은총의 관리가자 된다.37) 주교와 사제들은 기도와 성무, 말씀 선포와 성사 집전 그리고 양떼들의 모범이 됨으로써38) 교회를 거룩하게 한다. 이로써 그들은 그들에게 맡겨진 양떼와 함께 영원한 생명에 이른다.39)

평신도들은 모든 일, 기도, 사도직 활동, 부부 생활, 가정 생활, 일상 노동, 심신의 휴식은, 성령 안에서 행하며 더구나 생활의 어려움을 인내로이 참아 받고 괴로움을 꿋꿋이 견뎌냄으로써, 영적인 제물이 되고40), 성찬례 거행 때에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된다. 또한 평신도들은 어디에서나 거룩하게 살아가는 경배자로서 바로 이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한다.41) 그리고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부부생활을, 그리스도교 교육으로 자녀들을 교육함으로써42) 성화임무에 참여한다.43) 그리고 전례 안에서 독서직과 시종직을 맡고,44) 특수한 경우에 말씀의 직무를 집행하고 전례기도를 주재하며 세례를 수여하고 성체를 분배45)하면서,46) 교회적 삶의 모든 차원에서 성덕의 소명을 실현한다.47)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사목직무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고백하여 세례를 받아 교회의 구성원이 된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들의 삶 속 깊이 모시도록 하여 자신들의 삶을 성화시키고 교회와 교회가 선교하는 이 세상이 하느님 나라로 변화되기를 희망하도록 한다. 이러한 성화 사목직은 예배를 통해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도록 하고 전례와 성사를 통해 공동체를 양성시키고 더욱 더 깊이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 공동체에 참여하도록 하며 마침내 삼위일체의 신비에 참여함으로써 교회 공동체를 성화시키는 직무이다. 이 사제직 수행에 대한 서울대교구 본당 사목활동은 전례 분야의 전례행사와 성월행사, 전례교육 및 신심행사 등을 수행하고 있고, 성사전 교육 분야의 첫영성체 교리, 견진 교리, 혼인 교리(조당 포함), 고해 교리, 혼인 갱신식/축복식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복음화 교육으로 대림/사순/부활/성탄 특강과 영성특강, 영성심화(꾸르실료, ME), 일반교육과 특강, 사회교리, 세미나(성령),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피정(관상/음악/묵상 등), 건강/예방의학, 인성검사(PET, MBTI, 에니어그램), 대인관계, 가정성화, 부부(부모)교육, 가족관계, 노인대학, 문해/외국어 교육, 문화강좌, 신심서적 33권 읽기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성경사도직 분야의 그룹성경, 성경40주간, 성경100주간, 여정, 성경 입문강의, 성경 통독/쓰기, 성경 강의, 외국어 성경, 성경 봉사자 교육, 거룩한 독서, 성경학교 등을 수행하고 있고, 봉사자 양성 분야의 구역/반장 교육, 사목회 양성교육, 성체분배자 교육, 예비교리봉사자 교육, 주일학교 교사 교육, 첫영성체 교리교사 교육, 노인대학 봉사자 교육, 지도자 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다.48)


① 예배-전례와 성사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에서는, 전례를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중개자의 역할을 하시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계속 수행하는 교회의 공적인 예배 행위라고 정의한다.49) 전례는 교회의 모든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이다.50) 교회는 전례와 성사를 통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외아들 예수를 보내시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심으로써 우리 죄를 대신 사해주시고 부활하셔서 우리의 주님이 되게 하시고 성령을 보내셔서 우리를 주님께로 이끄시고 끊임없이 성화시켜 주시는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리도록 한다. 교회는 전례를 통해 온 세상의, 특별히 가난한 이들과 고통에 신음하는 모든 사람들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번뇌를 하느님께 봉헌하며, 교회의 사목 활동을 통해 주님 친히 구해주시도록 청한다. 교회는 또한 성령의 도우심으로 신자들 생애의 매 순간을 성화시켜 주시도록 일곱 성사들을 거행한다. 지상에서 순례하는 교회는 전례와 성사를 통해 성인들과의 친교를 이루며 천상의 교회와 일치한다. 교회는 영적 내적 예배를 통해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린다. 그리스도께서 대속적인 희생 제사를 드리셨듯이 교회 구성원들은 내적 성화와 일상의 선행을 통해 세상의 죄악을 대신 짊어지고 성령의 도우심에 힘입어 세상을 복음화하고 성화시키기 위해 하느님께 봉헌한다.


② 양성과 참여

교회는 신자들이 기도와 자선과 단식이라는 내적 마음가짐과 외적 행동을 통해 성화되도록 한다. 신자들이 현세적인 영에나 권력 그리고 물질적인 것에서 만족을 얻으려고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에서 벗어나 하느님께 희망을 두도록 기도하게 하고, 하느님께서 채워주실 것을 기대하여 도움이 필요한 형제 자매들과 나누도록 자선을 베풀게 하며, 자신의 이기심과 사욕을 포기하고 형제들을 위해 희생하는 단식을 통해 거룩하신 그리스도를 닮게 되도록 양성한다. “비록 우리가 이 땅에 살고 있으나 이 땅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께 속한 사람51)으로서 현세의 생활이 나그네의 삶임을 깨닫고 궁극적인 관심을 하늘나라에 둔다.”52) 이를 위해 더욱 더 그리스도의 말씀과 그분의 행동이 담겨진 성경과 전승 그리고 그리스도교 신학과 문화를 깊이 새겨 그리스도교적 삶과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양성한다.


③ 공동체 성화

둘이나 셋이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주님께서 함께하시고53) 그들의 청원을 들어주시겠다54)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교회는 신자들과 공동체들이 모여서 주님과 형제들에게 지은 죄를 자백하고 회개하여 죄사함을 받으며, 형제들 서로 화해하고 일치하여 주님께 공동체와 세상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희생하고 나눔으로써 거룩해진다. 교회 공동체는 전례 안에서 일치하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림으로써 성화된다. 성사 거행을 통해 새로운 자녀들이 생겨나고 새로운 자녀들의 탄생과 함께 갱신되고 정화됨으로써 성화된다. 교회 공동체의 성화는 세상 구원의 길을 비추는 빛이 되며 세상을 썩지 않게 하는 소금이 되어 세상 성화를 위한 밀알이 된다.


3) 그리스도교 왕직 사목직무

하느님의 백성은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모든 사람을 당신께 이끄심으로써 왕권을 행사하신다.55) 왕이시며 우주의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셨다. 그분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오셨다.56)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이 다스리는 것이다.57) 교회는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자기 창립자의 가난하고 고통받는 모습을 알아본다.58) 하느님의 백성은 그리스도와 함께 봉사하는 이 소명에 따라 삶으로써 ‘왕의 품위’를 실현하며59)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한다.

주님께서는 베드로와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로 이어지는 교황과 주교들을 목자로 세우시고,60) 교회의 열쇠를 맡겨61) 양떼를 돌보도록 하셨다.62) 이 임무가 전체 사도단에게 부여된 것처럼,63) 오늘날도 전체 주교단을 통해 수행된다.64) 주교들은 자기 개별교회 안에서 일치의 가시적 근원과 토대가 되고,65) 사제들과 부제들의 협조를 받아 사목 통치를 한다.66) 특히 가난한 사람들,67) 믿음 때문에 박해를 당하는 사람들과 온 세계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에게 그러한 관심을 기울인다.68)

평신도들은 힘을 합쳐 그 풍습을 죄악으로 몰아가는 세상의 제도들과 조건들을 바로잡아, 이 모든 것이 정의의 규범에 부합하고 또 덕의 실천을 방해하기보다는 오히려 도와주게 하여 인간 활동과 문화에 도덕 가치가 스며들게 함으로써69)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한다.70) 교회의 일원으로서 법규범에 따라71) 지역 공의회,72) 교구 대의원 회의,73) 사목 평의회74) 등에 참여하며 본당 사목구 사목 임무를 수행하고75), 재무 평의회에 협력하며76) 교회 법원에도77) 참여한다.78) 교회에 결합되어 자기의 본분이 된 권리와 의무 그리고 인간 사회 구성원이 되어 자기에게 딸린 권리와 의무를 구별하며, 서로 조화롭게 결합시키며, 현세의 어떠한 일에서나79) 그리스도인의 양심을 따라 살아80)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는 살아있는 도구이며 증인이다.81) 이렇게 평신도들은 그들의 왕직으로 인해, 자기 희생과 거룩한 생활을 통하여 자신과 세상에서 죄의 지배를 물리칠 능력을 가진다.82)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는 사목직무는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하여, 자기를 버리고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 형제들과 세상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애덕을 실현하도록 하는 봉사직이다. 그리스도의 왕직은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니고,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기까지 섬기러 오신 섬김의 사도직이다. 섬김의 사목직은 교회 공동체를 운영하며, 사회에 봉사하며, 사회에서 공동선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선의의 개인들과 단체들과 연대한다. 이 왕직 수행에 대한 서울대교구 본당 사목활동은 본당의 주간/월례 행사 분야의 지구/본당의 행사, 본당 체육대회, 본당 축제, 연도/성가 발표회, 영화/연극/음악 감상, 민속놀이, 동아리 행사, 야외행사/성지순례, 캠프/신앙학교, 꾸리아/레지오 월례회의, 단체월례회의, 연례행사, 간담회 등을 수행하고 있고, 사회사목 분야의 호스피스 교육, 방문간호/교육,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장학금 지급), 봉사/나눔 활동, 교정사목, 예방접종/건강검진/수지침, 가정간호, 무료진료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정의/평화/생명/환경 분야의 임신과 출산, 자연/생명 교육(강좌), 환경 법률 세무 상담 등을 수행하고 있다.83)


① 교회 공동체 운영

교회는 현세에서 그리스도께서 명하신 교회의 사목 활동을 수행하기 위하여 신자들의 모임을 조직하고 그리스도의 정신에 따라 교회 공동체를 운영한다. 교회의 운영이란 넓게는 교회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실질적으로 성취하기 위해서 하는 모든 작용을 이르는 개념이며, 좁게는 그중에서도 특히 교회운영의 관리 면에 착안하여 교회행정의 체계화, 그 조직의 합리화, 교회가 하는 사업의 개별적 내지는 종합적인 계획, 일반적인 관리 기술의 고양을 의미한다.84) 공동체 조직과 효율적인 관리, 교회 행정과 능률, 재정과 인사, 기획과 홍보기능의 강화 등이 교회 운영에 속한다.85) 아울러 신자들이 정성스레 봉헌한 헌금으로 교회를 운영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기금도 마련한다. 서울대교구는 시노드를 마치며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본받고, 하느님과의 친교, 세상과 이웃과의 친교를 다져나가는 친교의 공동체로서의 교회 구현을 교회 운영의 목표로 삼았다.86)


② 사회 봉사

주님을 사랑하면 할수록 형제들을 존중하고 봉사하게 된다는 교회 사랑의 신비 안에서 교회는 형제들에게 봉사함으로써 하느님 사랑을 증거하고 실현하게 된다. 그리스도께서는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을 당신과 동일시하셨고, 그들에게 한 것이 곧 주님께 한 것이라고 하셨다.87) 그리고 주님께서는 애덕의 실현을 하느님 나라의 선결 조건으로 삼으셨다. “사랑의 생활은 사랑의 완전한 모범이신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전심으로 모든 것 위에 하느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는88) 생활이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과 인류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신 것처럼 교회도 철저한 회심을 통하여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하느님과 이웃 때문에 다가오는 십자가를 용감히 지는 생활이다. 그리스도의 모범대로 이웃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눔으로써 교회 안에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이웃에게 보여주고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한다.”89)


③ 사회복음화를 위한 선의의 연대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시노드를 마치며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서인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목헌장을 인용하여 사회복음화 1항에서 “교회가 인간 사회의 질서를 개선하는 데에 이바지하고 있는 만큼,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90) ... 여기에는 우리가 차지할 영원한 도성이 없고 앞으로 올 도성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때문에 자기의 현세 의무를 소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진리에서 벗어나 있다. 그는 바로 신앙을 통하여 각자 부름 받은 그 소명에 따라 현세 의무를 더 더욱 이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91) ... 사람들이 현세 질서를 바로 세우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힘껏 도와주는 것이 온 교회의 임무이다.92)”라고 밝혔다. 그리고 “교회 사회복지 활동은 복음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모든 관련단체와 연대하여야 합니다. 정부와도 법 개정이나 제도 개선을 위하여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관련이 있는 단체들과 정보공유, 기술적 보완, 공동사업 등을 통한 간접 자원의 개발을 위하여 협력하여야 합니다. 또한, 교구 차원의 전달 체계를 정비하고 조정함으로써, 정책 제안, 인력 양성, 자원 개발, 대상자 발굴, 이용자 중심의 전문적이고 다양한 서비스 등을 개발하고 시행하여야 합니다. 지역, 지구, 본당 그리고 교구 등록 사회 복지 기관들이 교구 사회사목부를 중심으로 활동의 방향을 잡아 나가고, 전달 체계를 확립하여야 합니다.”93)라고 말함으로써 공동선으로 지칭되는 정의와 평화와 사랑의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애쓰는 선의의 사회 구성원들과 연대하여 그리스도교 왕직 사목직무를 수행하고자 한다.


4) 사목직무의 기타 분류

현대에 들어 사목환경이 변화하면서 사목직무에 대한 여러 가지 고찰과 시도들이 있었다. 1987년 미국 주교회의는 사목의 형태와 스타일이란 관점에서 하느님 말씀의 선포자인 사목자, 예배의 지도자인 사목자, 공동체 건설자인 사목자, 공동체 자원의 청지기인 사목자의 사목직무를 다루었다.94) 프로테스탄트계의 사목신학자들은 말씀과 사목상담 중심의 사목직무를 표현했다. 그리고 역사적인 상황의 변화 속에서 특수 사목이라고 불리는 환경, 사회 사목직무와 사회의 한계(경계)와 경계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위한 사목직무 등도 생겨났으며 세계화 추세에 맞추어 늘어나는 이민자들에 대한 사목으로 다문화 사목직무 등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① 프로테스탄트계 사목직무 분류

프로테스탄계의 사목직무는 중세 가톨릭 사목직무를 ‘영혼의 돌봄’과 (고해성사를 중심으로 한) ’고백적 사목직무‘라고 보고, 성화 사목직을 축소하여 예배와 설교를 통한 말씀 사목직, 세례, 견신례, 그리고 사목상담과 교육 및 양성 위주로 사목직무를 분류했다. 미국 감리교 신학자인 오덴Thomas C. Oden은 「사목신학: 사목직무의 기초들(Pastoral Theology: Essentials of Ministry)」에서 성직자의 업무와 사목자를 예배 공동체의 목자, 세례와 성찬례의 사목자, 설교를 통한 말씀의 사목자, 교육자, 평신도 양성자로 밝힌다. 그리고 사목 방문과 영혼의 돌봄, 위로, 훈화 그리고 양성을 의미하는 사목상담과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 대한 위기 사목이란 주제로 병자의 방문과 가난한 자 돌봄과 죽어가는 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언급한다.95) 독일 루터란 신학자 에버하르트 빈클러Eberhard Winkler는 「신학의 사목적 본성(The Pastoral Nature of Theology: An Upholding Ptresence)」에서 사목을 예배와 설교, 세례와 견신례, 결혼과 장례라는 통과의례, 목회상담, 봉사, 기독교 교육과 공동체 건설을 사목직무로 분류하고 있다.96) 게르벤 하이팅크Gerben Heitink도 비슷한 분류를 하고 있다.97) 미국 장로교 목회자인 제임스 버클리James D. Berkley는 3권으로 된 「실천신학의 지도자서(Leadership Handbooks of Practical theology)」 I권에서 설교와 예배, 세례, 결혼, 장례를, II에서 사목적 배려와 사목 상담, 그리스도교 교육, 그리고 군인과 병자, 수인, 경찰을 위한 지도사목자를, III에서 지도자와 고용직원, 자원봉사자, 운영 그리고 재정으로 사목과 사목직에 대해 분류하여 다루고 있다.98) 그리고 영국의 제임스 엘포드James D. Elford와 래이 앤더슨Ray S. Anderson은 20세기 말부터 사목과 사목직에 대한 윤리를 더한다.99) 최근 칼빈계의 앤드류 퍼브스Andrew Purves는 「사목신학의 재구성: 그리스도론적 기초(Reconstructing Pastoral Theology: A Christological Foundation)」에서 첫째, 하느님 말씀의 사목직무(설교와 사목적 배려의 사목직무, 하느님 말씀 청취의 사목직무, 믿음과 예배인 말씀에 대한 그리스도 응답의 사목직무); 둘째, 하느님 은총의 사목직무(하느님의 용서의 사목직무와 하느님과 친교의 사목직무인 죄의 용서와 하느님과 친교의 사목직무, 소명인 하느님의 은총의 사목직무), 셋째, 하느님 현존의 사목직무(힘있는 사목, 선언인 성령, 부르심인 성령, 권고와 격려인 성령, 나약함을 통해 드러나는 힘, 그리스도의 몸과 성령의 선물), 그리고 넷째 하느님 나라의 사목직무(희망의 지평, 희망의 다양성, 공동체와 자유의 구체적인 작업인 희망의 변환)로 사목직무를 분류한다.100)


② 특수(환경) 사목직무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에서는 특수사목 분야에서 청소년(학생) 사목과 청년사목, 노동사목, 농촌사목, 이향사목, 병원사목, 군종사목, 해외교포사목을 다루었다.101) 2003년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에서 정진석 추기경은 사회복음화 부문에서 교회와 사회 부문, 문화의 복음화와 종교간의 대화, 장묘문화, 교회건축, 교회음악, 교회미술, 대중매체, 여가문화라는 문화 부문, 창조질서의 보전과 친환경적인 삶의 실천이라는 환경 부문, 생명 존중을 통한 하느님과의 일치, 생명 존중 교육과 자연 출산 조절법, 생명 공학 경계, 인간 생명의 존엄성 수호를 위한 신앙 활동이라는 생명 부문, 빈민사목, 노동자사목, 가톨릭 사회교리의 보급, 사회사목 분야에 성직자, 수도자 파견, 교회 안의 정의 실현이라는 사회정의 부문, 사회복지 부문,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실천, 연대, 통일 사목 대비, 민족화해센터 설립이라는 민족 화해 부문을 다루었다.102) 서울대교구 2010 사목지침서는 특수사목 분야에 경찰, 민족화해, 순교자현양, 일반병원, 직장사목을 두고, 사회사목 분야에 노동사목, 노인복지, 단중독사목, 빈민사목, 사회교정사목, 서울가톨릭사회복지, 정의평화위원회, 한마음한몸운동, 환경사목을 둔다.103) 그리고 가능하면 그리스도의 사랑이 필요한 각 부문별 사목도 고려하고 개발해야겠다.


③ 한계(경계) 사목직무

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기울이는 사목직무가 있다. 지금까지 사목적 배려라기보다는 종종 사회복지 차원에 머물러 있는 신체적 지적 장애인들을 위한 사목직무, 국가의 경제적, 의료적 지원을 받는 극빈자와 저소득 생활자 이외의 서민들과 어려움에 처한 계층에 대해 단지 자선과 수혜적 차원의 지원이 아닌 빈민들을 위한 사목직무. 여러 가지 이유로 제도권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사회의 경계 밖으로 내몰리는 이들을 위한 사목직무. 불법체류자로 통칭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사목직무, 이민자(또는 이주민)와 귀화인과 그 자녀들과 가정이 기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돕고 그들의 문화를 기존사회에 알려 통교시키는 이른바 다문화 사목직무 등이다,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는 「이민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Instruction Erga Migrantes Caritas Christi)」이란 훈령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민 현상을 인식하고104) 이민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도록 촉구하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민의 권리와105) 이민들의 존엄,106) 경제적 사회적 발전의 불평등을 극복할 필요성107)과 인간의 진정한 요구에 응답할 필요성108)을 재확인하였다. 반면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특별한 상황에서 이민 유입을 규제할 국가 당국의 권리를 인정하였다109)고 선언하였다.110) 그리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 백성이 이민 문제 해결에 헌신적으로 이바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특히 평신도들에게 사회의 모든 분야에 협력함으로써111) 이민들에게 '이웃'이 되어 주도록 촉구하였다.112)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부들은 ‘본당 사목구 주임의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사목적 배려를 충분히 받을 수 없거나 전혀 받지 못할 처지에 있는 신자들 …… 예컨대, 수많은 이민, 유민, 난민, 선원, 항공기 승무원, 유랑민 등’에게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며, 이렇게 촉구하였다. ‘또한 휴양차 일시적으로 다른 지역에 머무르는 신자들의 영성 생활을 도와주는 적절한 사목 방법을 강구하여야 한다. 특히 각국 주교회의는 위에 말한 신자들과 관련된 긴급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적절한 기구나 수단을 강구하여 그들의 영신 사정을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돌보아야 한다.’”113)고 밝혔다.경제 세계화로 어쩔 수 없이 이주할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이민과 난민들은 대부분 몰이해에 부딪치며, 의심과 편견, 외국인 혐오뿐 아니라 수적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는 이민과 난민에 대한 더욱 엄격한 법의 제제를 받게 된다면서,114) 한 문화가 다른 문화들과 보편적인 것에 문을 열지 않고서는 참으로 인간다운 문화가 될 수 없음을 강조하였다.115)


5) 사목직무의 기능

교회는 지상에서 씨앗의 상태에 있는 하느님 나라,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구원의 보편적 성사이다. 교회가 반드시 해야 하는 단 한 가지 일은 그리스도 사건, 주님의 부활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갖는 깊은 의미를 보여 주는 표징이자 성사로 건설되고 성장하며, 이런 계획을 자신이 활동하는 구체적인 지역 환경과 역사 안에서 사목적인 기능 혹은 중재를 통해 구현한다. 이 항에서는 이미 앞에서 본 예언자, 사제, 왕이라는 그리스도의 삼중 사목직이라는 전통적인 분류와는 별도로, 하느님 나라에 봉사하는 교회의 생활과 성사성을 더 잘 언급한 예언적 기능(혹은 중재)과 전례적 기능(혹은 중재), 친교의 기능(혹은 중재) 그리고 봉사의 기능(혹은 중재)이라는 관점에 따라 분류한다.116)


① 예언적 기능

말씀의 표징이자 성사로서 구원 메시지를 전달하고 복음을 알리면서 하느님 계획과 그리스도 부활에 비추어 전체 삶의 현장을 해석하고, 거기서 심오한 구원의 의미를 벗겨 내며 믿음, 희망, 회개로 문을 열게 하는 기능이다.

교회가 하느님 말씀을 중재하는 데 따르는 신학적-사목적 반성의 과제는 사목을 실현하기 위한 사전 조건들과 그것의 다양한 표현들 및 이런 다양한 표현들 사이의 상호관계, 현실 상황 안에서 신앙을 전달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들, 다양한 사목 활동가들의 양성 및 공동 책임성을 비판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연구한다. 신학-사목적 종합의 관점과 신앙 교육론의 전망에서는 하느님 말씀의 사목이 가지는 표현들과 말씀의 선포와 심화라는 특별한 요소들을 고려한다. 첫째, 하느님 말씀의 사목이 가지는 주 표현들은 복음화(또는 케리그마, 첫 번째 선포, 선교적 설교)와 교리교육 그리고 전례적 강론이 있다. 둘째, 첫 번째 선포시기(또는 첫 번째 복음화 시기)는 사랑과 일치 및 청빈이라는 복음적 표징들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인격적으로 선포함으로써 인간에게 신앙과 회심을 불러일으킨다, 셋째, 말씀의 명료화 및 심화 시기(또는 교리교육)는 공동체가 교리교육의 주체이자 살아있는 환경이라는 교회적 전망과 ‘가르침-지식’에서 ‘입문’, ‘교육’, ‘재선포’라는 관점의 폭넓고 역동적인 교리교육, 교리교육을 그리스도교 생활 안에서 성장을 위한 봉사의 여정으로 해석하고, 그리스도 신비에 중심을 둔 유기체적인 종합을 꾀하고 그분을 뒤따르기 위해 교리교육의 여러 차원들, 즉 인간학적, 성경적, 전례적 및 윤리적 차원을 결합하고자 시도하며, 신앙, 예배,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를 체험하도록 하는 교육학적 전망을 강조하고, 교리서들은 신앙의 전달-복창의 역동성에 따라 정립하고자 한다. 그리고 오늘날 교리교육에 제기되는 새로운 질문들과 도전들을 지혜롭게 경청하고 식별하고 해석해야 하며, 교리교사의 지속적이고 전문화된 사전 양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넷째, 첫 번째 복음 선포와 교리교육의 동반자적인 역동적 관계를 수립한다. 다섯째, 대화를 통한 예비 복음화와 예비 교리교육이다.117)


② 전례적 기능

성사 거행과 기도의 표징이자 중재로서, 성령의 현존 안에서 역사와 삶을 변혁시키는 활력, 우리 생활의 구체적인 현장과 함께하는 하느님의 구원적 친교와 연대성, 새로운 삶의 가능성이자 미래를 향한 개발과 축제의 의미를 지니는 기능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의 생활과 활동에서 전례 사목적 기능이 중요하고 중심적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데 공헌했다. 첫째, 전례는 교회 활동의 전부는 아니지만118), 교회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이다.119) 성찬례의 기념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성령의 힘있는 활동 때문에 그 안에서 구원의 선물은 사건이 된다. 둘째, 전례 안에서 신앙의 말씀은 육화된 말씀으로 변화되고, 전례는 신앙 안에서 거행되고 생활할 때 의미를 띠고 효과적이 된다. 그리고 사목활동에서 전례의 성사성을 교회의 성사성 및 하느님 나라에 봉사하는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가지는 폭넓고 전체적인 체험과 분리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영적 예배이자 생명의 봉헌, 참된 그리스도 사제직의 수행이라는 그리스도교 예배의 독창성을 강조하여야 한다.120)


③ 친교의 기능

유기적으로 정리된 친교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의 표징이자 중재로서, 다양한 재능과 과제를 받아들이고 화해하며, 각 사람의 자유와 존엄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상호 교류하는 기능이다.

교회는 친교의 표징을 통해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해 봉사하고 사명을 수행하며 스스로를 공동체로 건설한다. 거기서 사람들은 모두 성령의 힘으로 다양한 임무와 재능을 통해 우애와 친교의 삶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드러내도록 부름받았다. 첫째, 교회의 존재와 사목적 기능을 가장 잘 표현하는 용어중의 하나가 ‘친교’(koinonia)이다. 친교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신자들에게서 하느님과의 관계가 갖는 깊은 신비를 함께 나눌 형제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도록 하는 성령의 선물이다. 교회 공동체는 친교로부터 생겨나는 구체적인 모임의 형태이며, 친교의 성사 즉 인간 역사 안에서 지금 여기서 친교를 드러내 보이는 표현이자 도구이다. 삼위일체적 친교에 바탕을 두고 성령에 의해 그리스도 안에서 우애로 활력을 받는다. 친교는 늘 선교적인 활력이 있어야 하며, 모든 사람들의 지속적인 회심을 요구한다. 둘째, 친교가 실제로 주님의 제자 공동체에 활력을 줄 수 있기 위해서는 참된 친교의 문화를 촉진시키는 상호 인격적인 관계와 태도 및 확신을 장려하여야 한다.121)  공동체는 친교의 선물을 살아갈 때만 인류와의 복음 선포적 대화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사명을 살아갈 수 있다. 오늘날 친교의 표징은 복음화와 사목의 선교적 발전을 위한 기본이 된다.122)


④ 섬김과 애덕의 기능

모든 사람의 발전을 위해 사심 없이 거저 주는 사랑의 표징이자 중재로서, 횡포 및 불의, 종종 지배적인 이기심의 논리와 대조되고 이것을 극복하는 기능이다. 그리스도교적 섬김과 애덕의 표징은 예수님께서 내려주신 새로운 사랑의 계명에 근거한다.123) 친교에서 섬김과 선교가 생겨났고, 섬김과 선교는 친교를 완성한다.

섬김은 자기 목숨을 내어 주는 전 실존의 태도로 나타난다. 하느님을 그분의 완전한 진리 안에서 섬기고, 인간을 전체성 안에서 (전체 인간을), 구체적으로 (개별적이고 구조적인 상황 안에서), 보평성 안에서 (모든 사람을) 섬기는 것이다. 교회는 고유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복음으로부터 변혁의 정신과 누룩을 추출하여 특히 애덕의 예언을 통하여 공동선과 모든 인간의 발전을 위한 참된 섬김을 향하여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실제들에 활력을 불어넣고 판단하고 정향하는 데 기여한다. 일반적으로 ‘카리타스’는 인간의 총체적인 발전과 사회 정의 및 평화의 관점에서, 특히 최하층민들에 대한 관심과 교육적인 기능을 가지고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형태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섬김과 애덕을 증거하도록 고무하고 촉진시키며 조정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124) 국가가 담당하는 사회 봉사 영역이 발전하고 국제간의 연대성이 괄목하게 성장했다고 해서 교회 공동체가 수행하는 그리스도교적 애덕의 영역이 사라지거나 섬김의 중재가 갖는 근본적인 중요성이 감소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어떤 교회 공동체도 자신의 사명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인간의 소명과 존엄성을 위협하는 상황들을 도외시할 수 없다.125)



2. 사목직무 기준

이 항에서는 교회 사목 활동을 구상하고 계획하고 검증하고 수정하는 사목직무 기준들을 세르지오 핀토르를 따라 하느님 중심 원리(또는 무상성의 원리), 그리스도 중심 원리(또는 육화-예수님 일의 원리), 성령 중심 원리(또는 영적 기준의 원리), 교회론적 원리(또는 공동체적 원리), 인간학적 원리(또는 기능적 원리), 구원 역사적 원리(또는 현실성, 구체성의 원리), 종말론적 원리(또는 계획성-미래의 원리) 등으로 나누어 알아본다. 그리고 사목직무의 부차적인 기준들도 알아본다.126)


1) 하느님 중심 원리

사목활동은 인간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자유롭고 대가 없는 주도권과 은총의 우위를 전제조건으로 삼는다. 사목활동은 계시된 그대로의 하느님 모습을 꾸준히 대비하고 더욱 충실히 드러내고 전달해야 한다. 성경 계시에 드러난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① 하느님은 당신 백성과 당신 자녀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보시는 목자이자 안내자이다.

② 하느님은 현실적인 한계를 믿음으로 극복하고 의탁할 희망의 하느님이다.

③ 하느님은 역사의 하느님이자 해방자이시며, 창조주이자 구원자 하느님이다.

④ 하느님은 마침내 우리를 해방시키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오실 미래의 하느님이다.

⑤ 하느님은 우리를 위해 사람이 되시고 우리와 함께 일치하시는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현존하시고 가까이 계시는 분이다.

⑥ 하느님은 우리를 온전히 구원하시기 위해 다시 오실 것이다.127)


2) 그리스도 중심 원리

예수 그리스도는 유일하고 기본적인 구원의 중재자이며, 예수님 안에서 모든 것이 계시되고 중재되며, 새롭게 되고 구원된다. 사목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활동을 기반으로 지녀야 하며, 신인 본성적이 되어야 한다. 또 중재자 그리스도의 모델에 따라 하느님의 참여와 인간의 참여 사이의 공존 관계를 계속 검증해야 한다. 어떤 사목활동이든 그 법칙은 육화의 법칙이고 주님의 부활에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론적 요청이란 의미를 지닌다. 교회의 육화는 예수 그리스도 육화의 표징이며, 육화된 표징들이 복음에 봉사할 때만 추상적이거나 형식주의적인 사목의 위험을 극복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성부의 집으로 향하는 우리의 길이며, 또한 각 사람에게로 향하는 길이시다.128)


3) 성령 중심 원리

아테나고라 총대주교는 구원활동의 주인공이신 성령께 대해, “성령이 없다면, 하느님은 멀리 계시고, 그리스도는 과거에 머물러 계시고, 복음은 죽은 문자이며, 교회는 단순한 제도이고, 권위는 권력이 되며, 전례는 한낮 추억, 그리스도교 행위는 노예들의 윤리에 불과하게 된다.”고 말했다.129)

사목 활동과 그 검증을 위한 세밀한 결론들은 다음과 같다.

①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몇 가지 면밀한 구조적 기본틀을 통해서 성령의 현존과 역할을 드러내야 할 필요성, 여기에는 과제와 재능들의 상호 보충적인 다양성 안에서 동등한 존엄성, 형제애, 친교, 공동 책임성 및 공통 사명, 의사소통 및 대화, 다수성 안에서의 일치, 선교성이 있다.

② 역사와 사람들의 생활 안에 있는 성령의 표징과 하느님 말씀에 대한 중요한 지식.

③ 예언자적 봉사와 용기를 통한 성장.

④ 신뢰와 희망, 사랑을 가지고 행동하는 쇄신된 능력.

⑤ 참신성과 변혁 및 선교성의 원천이 되는 전례 거행 및 기도.

⑥ 인간의 마음에 주목하는 사목 활동.130)


4) 교회론적 원리

사목은 본질적으로 진정한 의식, 오늘의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상황 안에서 교회가 되는 것과 교회를 만드는 것에 대한 의식을 요구한다.  교회는 삼위일체의 일치 안에서 준비되고 태어나고 불러 모인 백성으로서 역사 안에서 하느님과의 친교인 성사 및 인간적 일치의 성사가 되고,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생명과 구원의 보편적인 성사가 된다. 그러므로 교회는 모든 사람과 하느님의 구원적 친교에 봉사하기 위한 친교의 선물이며, 하느님과의 친밀한 연합과 모든 인류의 일치의 표징이자 도구이기 때문에 구원의 보편적 성사이다.

① 교회는 자신의 모든 생활을 통해 이 구원에 봉사한다.

② 교회는 교역적 중재로서 그리스도의 존재론적 중재에 참여한다.

③ 교회는 전적으로 그리스도 및 그분의 구원활동과 관련을 맺는다.

④ 교회는 항상 자신의 구원 중재가 그리스도 안에서 신비롭게 공유하며 존재하는 훨씬 광범위한 구원 과정을 다 채울 수 없음을 자각하고 있다.

⑤ 교회는 자신이 특권을 받은 사람들의 폐쇄된 집단이 아니라 구원하면서 구원받는 사람들의 모임임을 의식하고 있다.

⑥ 교회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 중재의 능동적 주체들이다.

⑦ 교회는 자신이 구원 중재에 봉사하기 위해서 교계적인 구조를 가진 동등한 이들의 친교, 형제들의 공동체, 우애가 되어야 함을 알고 있다.

⑧ 교회는 세상 안에 그리고 세상을 위한 교회이지, 세상 밖에, 세상과 무관한 교회가 아니다. 교회는 육화이자, 소금이고 누룩이며 연대성과 공유의 교회이다.

⑨ 교회는 하느님의 자비롭고 구원하는 사랑을 증거하는 전적으로 선교적이다.

⑩ 교회는 자신이 역사 안에서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목적지를 향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면서 현실의 공동체와 종말론적 공동체 사이에 지속되는 긴장을 맛보는 순례자인 교회임을 느끼고 있다.

⑪ 교회는 어머니이신 동정 마리아 안에서 인류의 구원을 위한 믿음, 희망, 사랑의 구원 교역을 통해 실현되는 자신의 모습을 인식할 수 있다.131)


5) 인간학적 원리

사목에서 인간학적 원리란 부차적이거나 단순히 방법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섬기는 교회가 되어 행하도록 불린 그리스도교 구원 신비를 깊이 포함하는 원리이다. 이것은 독창성과 풍부함과 통일성을 지닌 그리스도교 인간학의 전망이다. 사목은 늘 인간을 향하고 인간에게 주목해야 한다.132) 사목의 인간학적 기준이 요구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① 구체적인 생활 현장 안에 사는 개인들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목(따라서 차별화 되어 있는)

② 구체적이고 다양한 관계 속에 있는 인간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사목(따라서 공동체적인)

③ 자신의 환경 속에서 문화를 가진 인간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사목(따라서 토착화된)

④ 삶의 일상성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목(따라서 평상적, 구체적인 일)

사목에서 인간학적 기준을 최대한 이해애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주된 길이고 이 인간은 교회의 기본적인 첫 번째 길이라는 ‘하느님의 인간적 모습’이나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형이상학적 수준과 초월에 대한 열망이라는 현상적 수준, 더듬어 가며 하느님을 찾아나서는 경험적 수준 그리고 대신덕 수준에서 ‘인간의 신적 모습’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133)


6) 구원 역사적 원리

요한 23세의 「지상의 평화」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인간 역사와 구원 역사를 서로 평행선을 달리는 역사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바라보도록 돕고 있다. 역사는 하느님이 현존하시고 당신 구원의 친교를 인간에게 보여주시기 위해 인간을 만나는 구체적인 터전이며, 교회가 부활하신 주님께 대한 자신의 믿음을 살고 하느님 나라의 계획을 선포하고 거기에 봉사하도록 불린 터전이다. 인간의 역사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모순과 쇠퇴에도 불구하고 진보와 건설의 과정을 거치면서134) 치밀한 행로를 열정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모든 사건은 하느님의 계획 안에 포함되고 역사의 궁극적인 의미를 구현하며, 모든 사람을 위해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고 실현시킨다. 교회는 역사 안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으며, 특정한 사건들에 내재하는 구원을 지시하는 힘이나, 연속적인 발견들 등과 같이 세상 안에 존재하는 긍정적인 요소들을 염두에 둔다.135)


7) 종말론적 원리

구원 역사적 원리는 종말론적 원리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역사의 매순간에 구원 역사에 봉사하면서 활동하는 교회는 이미 시작된 것과 아직 아니 성취된 것 사이에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과 인간의 결정적인 역할을 의미하고 이것이 종말을 이룬다. 이 말은 모든 인간의 역사의 마지막 종점이란 뜻뿐 아니라, 그 성취, 완성 및 충만, 즉 인간 역사에 깊은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는 뜻의 종말론적 역동성을 지닌다.136)


8) 부차적 기준

① 파스카와 구원을 향한 보편적 소명인 가톨릭성의 기준.

② 복음적이고 인간적인 특성을 지닌 교회라는 제도의 기준.

③ 전통 신앙유산을 지켜온 사도성의 기준.

④ 다원적인 정황을 수렴하고 공동의 자원으로 삼으며, 진실함과 진리에 대한 사랑, 우애로운 정신, 복음적 겸손 및 교회 안에서 모든 이가 수행해야 하는 단 하나뿐인 기본적 사명의 일치라는 기준.

⑤ 다양한 사목적 실현을 불러일으키고 움직이게 하는 믿음과 희망을 북돋아주는 사랑 우위의 기준.137)



3. 사목직무 방법론

이 항에서는 사목직무 방법론을 죠셉 까르댕의 생활반성/사도적 성찰과 사목기획 맻 사목 계획 수립의 기준과 과정, 그리고 화이트헤드의 모델과 방법으로 나누어 알아본다.


1) 죠셉 까르댕의 생활반성/사도적 성찰

1919년 벨기에의 사제 죠셉 까르댕은 가톨릭 노동 청년회를 설립하며서 노동 청년들에게 노동자들 스스로 노동계의 선교사가 되라고 했다. 그리고 노동계를 복음화하는 방법으로 ‘관찰’-‘판단’-‘실천’이라는 방법론을 제시했다(소공동체에서는 관찰-판단-실천을 ‘보고’-‘듣고’-‘사랑하기’로 번역했다). 그리스도의 눈으로 청년 노동자들이 마주치는 사건/상황을 바라보고(관찰), 그 사건/상황에서 그리스도의 뜻이 무엇인지 찾고(판단), 애덕으로 그 사건/상황을 풀어나가는(실천) 방법론이다. 이를 가톨릭 노동 청년회에서는 생활반성(Review of Life)이라고 부른다. 생활반성의 영성적 의미를 우리는 앞에서 ‘사도적 성찰의 영성’이라는 이름으로 살펴보았다.138) 가톨릭 노동 청년회가 노동계를 복음화하고자 하는 복음의 투사로서 활동하는 사도적 방법론은 다음과 같다.139)


① 관찰

가. 상황

   -각자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젊은 노동자들의) 상황(사실, 사건)을 하나씩 이야기한다.

    각자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에 우리가 나누고 싶은 상황 하나를 선택한다.

   -선택된 주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다(관계된 사람들, 반응 등...).

   -우리가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 알고 있는가?


나. 결과

   -이러한 상황(사건)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까?

      * 그 당사자들에게

      * 다른 사람들에게(구체적으로)

      * 우리 자신에게

    우리는 이 결과를 다른 차원과 연관시켜 생각해 봅시다.

      * 경제적 차원

      * 사회적 차원

      * 문화적 차원

      * 개인적 차원


다. 원인

   -이러한 상황(사건)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개인과 사회, 문화, 경제적 차원에서


② 판단

   -이 상황/사건에서 긍정적인 가치와 부정적인 가치는 무엇입니까?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예수님께서는 비슷한 상황에서 무슨 말씀을 하시고, 어떻게 활동하실까(성경을 펼쳐보자)?

   -우리는 이 상황/사건 안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살아서 함께 하시고 계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까?

   -이 상황/사건을 통해 그리스도는 우리를 어떻게 부르고 계십니까?


③ 실천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어떻게 할까요?

   -무엇을 누구를?

   -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계획과 과정이 필요합니까?


2) 사목기획

필자는 죠셉 까르댕의 생활반성/사도적 성찰의 방법론을 개인과 팀의 차원에서 확대된 교회 전체 사목활동의 차원에서 그리고 변화된 현 시대상황에 맞추어 조직화와 인간관계 측면을 발전시켜 ‘사목기획’이란 이름으로 사목직무 방법론을 만들었다.


① 사목의 대상 마주보기Engaging the pastoral reality

가. 듣기Listenning

    - 무슨 일인가? 언제, 누가, 어디서, 어떻게, 왜?

    - 이 사건/상황에 관련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 분석하기Analyzing

    - 이 사건/상황의 내용과 맥락은 무엇인가? 문화, 사회적 배경

    - 이 사건/상황에서 좋고 긍정적인 면과 요소들, 그리고 나쁘고 부정적인 면과 요소들은 무엇인가?

    - 이 사건/상황이 계속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자신에게, 이 사건/상황에 직, 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에게, 이것을 염려하는 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 이 사건/상황에서 누가 이득을 얻고, 손해를 보는가?

    - 이 사건/상황이 여러분에게 익숙한가 아니면 낯설은가?

    - 이 사건/상황이 여러분에게 기쁘고 좋은가 아닌가? 왜?

    - 이 사건/상황이 여러분에게 어떤 면에서 짐이고, 또 선물인가?


② 신앙 공동체와 함께 식별하기Discerning with Faith Community

가. 떠올리기Imaging

    - 주님께서는 이 사건/상황을 어떻게 보실까?

    - 주님께서는 왜 이 사건/상황을 우리가 겪도록 허락하시는가?

    - 이 사건/상황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 이 사건/상황을 통해 주님께서는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계시는가?

    - 주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시는가?

    -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셨는가?


나. 기획하기Planning

    - 이 사건/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가?

    - 이 조정/기획 단계에서 누구를 부르겠는가?

    - 기대하는 변화/결과는 무엇인가?

    - 이 사건/상황과 관련된 사람들이 여러분의 기획에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 기획의 내용이 교회와 복음의 정신에 부합하는가?

    - 이 사건/상황에서 교회 공동체가 참여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교회 공동체의 목표는 무엇인가?

    - 이 사건/상황에 예수님과 교회의 가르침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 어떻게 이 사건/상황 속에 주님을 현존시킬 수 있는가?


③ 사목적으로 대응하기Responding pastorally

가. 맞추기Negotiating

    - 어떻게 사목적으로 대응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에 앞서, 염두에 두어야 할 요소들은 무엇인가?

    - 현실적으로 이 사건/상황에 걸맞은 최선의 사목적 대응 방법은 무엇인가?

    - 이 사건/상황에 대한 단기적인 목표와 기획은 무엇인가?


나. 조직하기Organizing

    - 누가 우리의 협조자며 반대자인가?

    - 지금껏 누구와 함께 일해 왔으며, 지금 누구와 함께 일하고, 앞으로 누구와 함께 일하고 싶은가?

    - 여태까지 참석하지 않았고, 또 지금 참석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참석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왜? 그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 어떻게 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다. 수행하기Implementing

    - 이것을 수행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 그것들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무엇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이렇게 사목적으로 대응한 다음에, 이 사건/상황이 계속될 때에는 오늘 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처음 1단계로 되돌아가 마주 보기와 식별하기, 대응하기를 반복하며 복음화 과정을 밟는다.


3) 사목 계획 수립의 기준과 과정

사목신학의 최종 목표가 사목활동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면 -사목신학과 교도권의 사목 지침들이 제공하는 기본적인 기준들과 방향들에 비추어 교회 실천을 분석하고 해석한 후에- 쇄신된 사목 활동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사목 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교회 공동체가 보다 적절한 방법으로 복음에 봉사할 수 있고, 지금 여기서 구원의 표징이자 도구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교회 공동체 안에서 지속적인 회심과 쇄신의 과정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또 사랑들을 쇄신된 사목 활동에 흥미를 가져 참여하게 하고 주인공이 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140)

사목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첫 번째 계기는 반성과 분석 및 해석에 치중한다. 첫째, 사회 문화적이고 사목적인 현실을 주의 깊게 읽고 객관적으로 연구한다. 둘째,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교회와 인간 및 세계의 당위적 본질을 계시의 자료, 교회 전통 및 교도권의 문헌들을 통해서 설명한다. 셋째, 현실 분석에서 나타나는 측면들과 사목신학적 기준들 및 교리적 측면들 사이를 대조한다. 두 번째 계기에서는 결정을 내리고 실제로 실행하는 활동적인 면이다. 첫째, 사목목표 설정, 둘째, 조직화, 셋째, 사목 프로그램화, 넷째, 평가 및 검증이다.

사목 계획 수립의 방법론적인 과정은 ‘분석적으로 보고’, ‘신학적으로 판단’하고, ‘사목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① 사목 활동가들이 분석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는 올바른 전망은 현실 안에서 구원의 기대들과 하느님의 부르심들, 사람들과 환경의 요구들에 더욱 부응하는 선택들을 식별할 수 있도록 그리스도교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봉사함으로써 고무되는 교육적이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전망이다. 좋은 분석을 위해서는, 특히 현실의 어떤 측면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가를 결정하고, 중요하다고 선택된 측면들에 대한 정보들을 어떤 방식으로 획득해야만 하는지를 이어서 결정해야 한다.


② 분석을 통해 부각된 사회-사목적 상황은 하느님의 말씀과 신앙에 비추어 해석된다. 사목진단에서 상황에서 나오는 자료들과 신앙의 기준들을 대조하여 현실 안에서 하느님의 계획, 좋은 조짐, 발전시켜야 할 긍정적인 요소들과 연속성 속에 있는 측면들, 하느님의 계획과 대조를 이루고, 한계를 지니며 극복이 필요한 불충실한 측면들, 대답해야 할 시급한 문제와 요구들을 파악한다.


③ 첫째, 사목의 일반 목표와 일시적인 특수 목표를 선택해야 한다. 둘째, 거기에 도달하는 기준 및 모델을 결정한다. 사목전략이란 특정한 사목 계획 수립을 더욱 올바르고 적절하게 실현할 수 있도록 적용하는 기준들의 총체다. 셋째, 신뢰할 수 있는 자원과 수단들을 검토하여, 인간적이고, 경제적, 제도적인 자원의 수준에서 실재하는 자원들의 목록을 작성하며 사용가능한 수단들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프로그램 작성을 단순히 가능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한다.


④ 사목 프로그램 작성은 계획 수립이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고 목표가 구체화되고 실행하려고 만든 다양한 전략들을 적용하는 순간이다. 첫째, 실현시키고자 하는 사목 프로그램 혹은 봉사를 규명한다. 둘째, 특정 분야 혹은 사목 봉사에 상응하는 목표를 명기하고 전체 계획 수립에서 특수 목표를 뽑아낸다. 셋째, 구체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결과를 명확히 지적하는 표적들을 결정한다. 넷째, 장소와 시간, 책임자, 모델, 그리고 수단 등 실현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결정한다.


⑤ 전체 사목 계획을 수립하고 프로그램이 작성되면 열정적으로 프로그램화된 사목 활동을 실시하고 실현시키기 위한 조직화에 집중한다. 조직화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자원과 수단 및 구조를 조정하고, 특별한 책임과 직능을 규정하고, 교회의 협력 단계들을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이다. 첫째, 사목 평의회처럼 가동할 수 있는 능력들을 조직화하고, 둘째, 다양한 사목 활동들을 규명하며, 셋째, 참여 모델을 선정한다. 넷째, 시간, 장소 및 수단을 설정한다.


⑥ 계획 수립 때 원했고 예상했던 결과들과 실제로 이루어진 결과들을 대조하여 긍정적인 결과든, 부정적인 결과든, 그 원인들을 분석하여 평가 또는 검토한다. 일반적으로 평가는 활동을 전개하는 데서 부딪히는 문제들의 규명하고, 계획된 결과들과 실제로 얻어진 결과들을 대조하며, 예상치 못한 실책과 실패를 유발하는 데 영향을 미친 원인들의 발견과 타당한 것으로 다시 간주된 목표를 향하여 향후 활동을 지향하는 대안적 선택을 규명(계획 재수립)하는 과정을 거친다. 평가의 순간은 복음과 하느님 나라에 대한 봉사를 통해 개인적이고 공동체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는 계기로 활용된다.141)


4) 화이트헤드의 모델과 방법

실천신학(practical theology)과 학적인 신학(academic theology)의 차이는 직무적 반성과 학적인 반성의 차이다. 실천신학은 지금 당장 활동하도록 하기 위한 직무적 반성이다. 그런 반면에 신학자는 지금 당장 결정하지 않고, 그 대신에 미래에 다가올 커다란 명확함에 대한 희망 속에서 반성의 과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결정한다.

이론적으로 설명하자면, 신학자들의 학적인 접근이나 그리스도교 전승에 다소 미약한 임상 사목(Clinical Pastoral Education: CPE)이나 케이스 연구 모형(case-study model)을 넘어서 실현 가능하고 적용 가능한 공통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신학자 제임스 화이트헤드와 에블린 화이트헤드의 주안점은 그리스도교 직무에 대한 신학적 반성에 있다. 그 정의를 내리자면, 직무에 대한 신학적 반성은 현실에서 직무상 결정을 내릴 때 그리스도교의 신앙에 기반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는 종교적인 정보의 다양한 원천에 접근하는 체계적인 방법이다... 단순히 신학적인 통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목적 결정에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모형(Model)과 방법(Method)을 포함한 방법을 창출한다. 모형은 대화의 상대자들이다. 누가 말하는지 또 누가 말하도록 초대되었는지 알려준다. 방법은 대화의 법칙(룰)이다.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또 우리가 들은 목소리들을 어떻게 다 보장할 수 있는지를 말해준다.


① 모형

모형의 정의는 대화의 모습을 사용하며, 대화의 참여자를 지정한다. 화이트헤드는 경험과 문화 그리고 전승이라는 세 파트너 모형을 제시한다. 모형은 분리되지는 않지만 구분된다. 이 모형의 장점은 뚜렷하다, 이 모형은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시켜서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모형의 문제는 이 세 요소가 모형들의 각 축이 실질적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서로 연결되지 않고 각자 따로 움직인다고 여기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데이비드 트래이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구분되지만 분리되지 않는다는 해결책을 내놓는다.

가. 경험

경험(Experience)은 반성할 수 있는 모든 개인과 공동체의 모든 사상과 느낌, 편견 그리고 통찰과 연관한다. 이는 대화의 출발점이다. 경험은 개인적이거나 공동체적인 것 모두를 포함한다. 공동체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공동체 반성의 원리는 경험을 쌓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공동체 안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정밀 조사한 경험에 한한다.


나 문화

문화(Culture)는 사람들이 삶에 대한 지식과 삶을 향한 태도를 교류하고, 영속시키고, 발전시키는 수단으로… 상징들 안에 그 의미를 새겨 역사를 통해 전래된 형태이다. 문화적 축에 대한 기여로서, 첫째 인간 경험을 구성해 나가는데 문화의 역할을 일깨워 주며, 둘째 전승과 문화의 상호 비평을 깨닫게 하며, 셋째 신앙 공동체가 그 사명과 직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문화적인 정보와 자원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북돋아준다.


다. 전승

전승(Tradition)은 성경과 그리스도교 역사가 우리에게 주어 온 통찰과 은총의 커다란 분류이다. 전승의 특별한 경험들은 전례의 예절과 신학적 교의와 매일의 신앙 생활 속에 담겨져 있다. 전승은 그 시초부터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은총과 과오의 역사를 통해, 체험에서 시작하고 문화로 형성된다. 전승에 친밀해지도록 북돋는다.


② 방법

모형이 대화의 참여자를 지정하는 반면에 방법은 대화의 모습을 적용한다. 방법은 대화의 법칙을 지정한다. 즉, 어떻게 대화를 진행시킬 것인가 그리고 누가 대화를 들을 것인지다.

가. 경청

경청(Attending)은 사람들의 경험과 문화적인 자원 그리고 전승 안에서 들을 수 있는 정보를 비평적으로 듣는 것이다. 판단은 하지 않는다. 충분히 다 들을 때까지 “능동적으로 기다리면서” 시작한다: 우리 자신이 이해와 연정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 대상이며 증언이다.

경청은 계시된 하느님의 목소리를 식별하기 위한 그리스도교 덕이다. 이 덕은 성경 본문을 명확히 읽어낼 수 있는 능력에서, 우리 마음의 움직임들을 식별해 내는 인내와, 신앙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듣는 능력에 이르기까지의 광범위하고 특별한 기술들을 포함한다.142)


나. 논의

논의(Asserting)는 경험과 문화 그리고 전승의 세가지 자원으로부터 모여진 전망들을 이용하여 상호 규정하는 생생한 대화로 종교적인 전망을 확장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우리의 확신과 의지가 시험되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다.

논의의 행위 기능은 개인적인 것이라고 표현하지 않도록 하는 것(소극적)도 아니고 어느 개인의 확신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적극적)도 아니다. 논의의 단계는 경험과 문화 그리고 전승 사이에 대화가 상호적으로 이루어질 때 효과적이다. 논의의 단계는 정보의 한 쪽 자료만을 들을 때(예, 전승)나 들을 수 있는 정보만 들었을 때(예, 전승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실패할 수 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는 그 말씀을 증거하도록 부르심을 받는다. 우리 증거는 우리가 다른 신자들을 포용하도록 한다. 논의는 그리스도교 전승과 개인 경험 그리고 문화적 통찰을 공통적으로 펼친다.143)


다. 사목적 대응

사목적 대응(Pastoral responding)은 토론과 성찰에서 결정과 행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여기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식별,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기획, 어떻게 해왔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포함된다.

험과 통찰의 생생한 논의는 신앙 행위로 결실을 맺는다. 그래서, 신앙 공동체는 사목적 대응으로 세상에 봉사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그 확신을 표현한다.144)


화이트헤드의 신학적 방법론은 경험과 문화 그리고 신앙이라는 세 당사자의 경청과 대화를 통한 사목적 대응으로 진행한다. 실천사목 신학적 방법론은 교회 공동체가 마주친 사건과 상황에 대해, 교회 공동체가 지금까지 주고받은 경험은 무엇이고, 그러한 사건과 상황에 대한 또는 그와 상응하는 그 나라와 지역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무엇이며, 그리고 그에 대한 주님의 말씀과 교회의 신학적 가르침은 무엇인지 경청하고, 이 삼자가 서로 대화를 통해 교회가 새롭게 마주친 사건과 상황에 대해 어떻게 사목적으로 대응할 것인가를 논의하고 결정하여 실행한다.145)







1) 가톨릭 교회 교리서, 783항.

2) 가톨릭 교회 교리서, 874항.

3) 가톨릭 교회 교리서, 871항; 873. 893-896. 897. 941-943. 1121. 1141. 1188. 1268. 1273. 1279. 1291. 1546-1547. 참조.

4) 가톨릭 교회 교리서, 1591-1592항.

5) 전례 헌장, 10항.

6) 전례 헌장, 10항.

7) 가톨릭 교회 교리서, 1547항.

8) 위의 교리서, 785항.

9) 마르 16,15 참조.

10) 가톨릭 교회 교리서, 888항. 교회 헌장, 25항. 사제 생활 교령, 4항.

11) 위의 교리서, 889항. 교회 헌장, 12항. 25항. 계시 헌장, 10항 참조.

12) 위의 교리서, 890항. 교회 헌장, 25항.

13) 교회 헌장, 25항, 제1차 바티칸 공의회, 교의 헌장 Pastor aeternus, c. 4: DS 3074 참조.

14) 계시 헌장, 10항.

15) 교회 헌장, 25항.

16) 가톨릭 교회 교리서, 891항. 교회 헌장, 25항.

17) 위의 교리서, 904항. 교회 헌장, 35항.

18) 위의 교리서, 905항. 942항. 사목 헌장, 43항 참조.

19) 교회법 제774조, 776조, 780조 참조.

20) 교회법 제229조 참조.

21) 교회법 제822조 3항 참조.

22) 가톨릭 교회 교리서, 906항.

23) 가톨릭 교회 교리서, 907항.

24)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보를 통해 본 서울대교구 본당의 사목활동 연구보고서, 서울대교구 사목국, 2008, 112면 이하 참조.

25) 현대의 복음 선교, 17항.

26) 위의 권고, 18항.

27) 위의 권고, 19항.

28) 위의 권고, 21항.

29) 위의 권고, 58항.

30) 위의 권고, 55항 참조.

31) 위의 권고, 20항 참조

32) 위의 권고, 29-38항 참조.

33) Giovanni Paolo II, Fedelta al passato 야 fede, sguardo alle sfide del presente, impergno per nuova evangelizzazione, 893; Conferencia Episcopal de Argentina, Lineas pastorales para la nueva evangelization, 11-14; Conferencia Episcopal de Chile, Nueva evangelizacion para Chile, 10-49: ETC 3-6; ECEI 4/2720-2724.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209면 재인용.

34) 김웅태, 위의 책, 146쪽.

35) 현대의 복음 선교, 20항.

36) 가톨릭 교회 교리서, 784항.

37) 교회 헌장, 26항.

38) 1베드 5,3.

39) 가톨릭 교회 교리서 893항. 교회 헌장, 26항.

40) 1베드 2,5 참조.

41) 가톨릭 교회 교리서, 901항. 교회헌장, 34항. 10항 참조.

42) 교회법 835조, 4항.

43) 가톨릭 교회 교리서, 902항.

44) 교회법 제230조 1항 참조.

45) 교회법 제230조 3항.

46) 가톨릭 교회 교리서, 903항.

47) 가톨릭 교회 교리서, 941항.

48)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보를 통해 본 서울대교구 본당의 사목활동 연구보고서, 서울대교구 사목국, 2008, 112면 이하 참조.

49)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 4 전례, 1항, 1984.

50) 전례 헌장, 10항.

51) 요한 17,16.

52)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 5 신심운동, 12항.

53) 마태 18,20.

54) 요한 15,16

55) 요한 12,32 참조.

56) 마태 20,28

57) 교회 헌장, 36항.

58) 교회 헌장, 8항.

59) 가톨릭 교회 교리서, 786항.

60) 요한 21,15-17 참조.

61) 마태 16,18-19 참조.

62) 가톨릭 교회 교리서, 881항.

63) 교회 헌장, 22항.

64) 가톨릭 교회 교리서, 881. 886항.

65) 교회 헌장, 23항.

66) 교회 헌장, 23항.

67) 갈라 2,10 참조.

68) 가톨릭 교회 교리서, 886항.

69) 교회 헌장, 36항.

70) 가톨릭 교회 교리서, 910항.

71) 교회법 제129조 2항.

72) 교회법 제443조 4항 참조.

73) 교회법 제463조 1항과 2항 참조.

74) 교회법 제511-512조, 제536조 참조.

75) 교회법 제517조 2항 참조.

76) 교회법 제492조 1항, 제537조 참조.

77) 교회법 제1421조 2항 참조.

78) 가톨릭 교회 교리서, 911항.

79) 교회 헌장, 36항 참조.

80) 가톨릭 교회 교리서, 912항.

81) 가톨릭 교회 교리서, 913항, 교회 헌장, 33항.

82) 가톨릭 교회 교리서, 943항, 교회 헌장, 36항 참조.

83)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보를 통해 본 서울대교구 본당의 사목활동 연구보고서, 서울대교구 사목국, 2008, 112면 이하 참조.

84)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 10 교회운영, 11항.

85) 위 의안, 12-21항.

86) 정진석,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서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교회 운영, 1항, 2003.

87) 마태 25,40.

88) 신명 6,5; 루가 10,27

89)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 5 신심운동, 13항.

90) 사목 헌장, 39항 참조.

91) 사목 헌장, 43항.

92) 평신도 교령, 7항

93) 정진석,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서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사회복음화, 25항.

94) Bishop's Conference on Priestly Life and Ministry National Conference of Catholic Bishops, A Shepherd's Care: Reflections on the Changing Role of Pastor, Washington D.C., United States Catholic Conferences, 1987. 31-34면.

95) Thomas C. Oden, Pastoral Theology: Essentials of Ministry, N.Y., HarperCollins Publishers, 1983. 아놀드는 사목적 배려의 차원에서 스트레스와 실망과 슬픔에 잠긴 이들과, 병자와 가정, 결혼, 그리고 성에 대해 말한다. William V. Arnold, Introduction to Pastoral Care, Philadelphia, The Westminster Press, 1982.

96) 에버하르드 빈클러, 김상구, 김성애, 윤화석, 최광현 역, 실천신학 개론, 기독교 문서 선교회, 2004.

97) Gerben Heitink, 위의 책 참조.

98) James D. Berkley ed., Leadership Handbooks of Practical Theology (I-III), Christianity Today, Inc., and Baker Book House Company, 1994.

99) R. John Elford, The Pastoral Nature of Theology: An Upholding Ptresence, N.Y., Cassel, 1999.

100) Andrew Purves, Reconstructing Pastoral Theology: A Christological Foundation, Westerminster John Knox Pr, 2004; Ray S. Anderson, The Sahpe of Practical Theology: Empowering Ministry with Theological Praxis, Grove, InterVarsity Press. 2001.

101)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 9 특수사목, 1984.

102) 정진석,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2003.

103)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 서울대교구 2010 사목 지침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 서울, 가톨릭출판사, 2009.

104) 사목 헌장, 65. 66항 참조.

105) 사목 헌장, 65항 참조; 요한 바오로 23세, 지상의 평화, 25항, 1963.

106) 사목 헌장, 66항 참조.

107) 사목 헌장, 63항 참조.

108) 사목 헌장, 84항 참조.

109) 사목 헌장, 87항 참조.

110)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이민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 21항, 2004.

111) 평신도 교령, 10항 참조.

112) 사목 헌장, 27항 참조.

113)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이민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 21항, 2004.

114) 제5차 세계이주사목대회 최종선언문, 제2부 권고의 서론, 2003.

115) 제5차 세계이주사목대회 최종선언문, 제1부 7항, 2003.

116)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177-180면.

117) 위의 책, 180-199면.

118) 전례 헌장, 9항; EV 1/14s 참조.

119) 전례 헌장, 10항. EV 1/16s.

120)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199-206면.

121) CeC 63; ECEI 3/694.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209면 재인용.

122)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206-214면.

123) 요한 13,14; 루카 10,26; 갈라 5,14 참조.

124) G. Pasini, a caritas strumento di animazione comunitaria alla carit, in La carita teologia e pastorale alla luce di Dio-Agape, EDB, Bologna, 1988, 171-189면. 세르지오 핀토르, 사목신학, 219면 재인용.

125)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215-221면.

126)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131-132면.

127) 위의 책, 132-134면.

128) M. D. Chenu, "I segni dei tempi", in La chiesa nel mondo contemporaneo, Commento alla costituzione "Gaudium et spes", Queiniana, Brescia 1966, 90면.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134-137면.

129) Chenu, K segni dei tempi, 93면 참조: 표징이 세가지 범주-자연적 표징, 관습적인 표징, 역사적 표징.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각주 13 참조.

130)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137-140면.

131) M. Roy, Nel decimo anniversario della "Pacem in terris", Paoline, Alba, 1973, 62면;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140-142면.

132) 사목 헌장, 44; EV 1/1461.

133)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143-147면.

134) 사목 헌장, 3. 39항: EV 1/1322s. 1439ss 참조.

135)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147-151면.

136) 위의 책, 151-152면.

137) 위의 책, 152-158면.

138) 5장 교회의 사목활동에 대한 실천신학적 반성의 1. 사도적 성찰 스타일.

139) 여기에 게재하는 생활반성은 1991년 가톨릭 노동 청년회 지도신부 연수(Training course for chaplains of CIJOC in Philippines)에서 제시된 자료이다.

140) M. Cabello, Manual de planejamento pastoral, Paulinas, Sao Paulo, 1988, 11-17 참조.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335면 재인용.

141) 세르지오 핀토르, 위의 책, 333-352면.

142) James D. & Evelyn Eaton Whitehead, 위의 책, 65면.

143) 위의 책.

144) 위의 책.

145) Edward Foley, Capuchin, “Model and Method”, Catholic Theological Union Class Note, 2006 요약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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