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타향살이:::

한 번은 리우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폰타그로사(Ponta Grossa) 교구청에 들렀더니 펠란다(Geraldo Pellanda)주교가 큰 일이 났다고 했다. 산타 마리아(Santa Maria)농장의 가족 세 명이 잡혀갔으니 경찰서로 가자고 했다. 펠란다 주교와 함께 경찰서로 가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농장 식구 세명이 그곳에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북한군 출신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 그들을 연행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군 대령 출신이긴 했지만 엄연히 한국군 소속이었다. 나와 펠란다 주교가 아무리 북한군이 아니라고, 제보가 잘못된 것이라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나는 그들의 신원을 보증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야했다. 경찰은 그제서야 농장 식구들을 풀어줬다. 낯설고 물설은 이국 땅에 이민 온 우리 교포들은 이처럼 남의 땅에서 사는 서러움을 당해야 했다. 브라질에서는 이민단 지도 신부 일외에도 한인교포 신자들을 위한 사목도 벌였다. 당시 상 파울루(Sao Paulo)시에는 2천8백여명의 한국인 교포들이 살고 있었다. 그 가운데는 옷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신자들은 '파르꼬도 샹하이'라는 동네의 예수회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었다. 그 곳은 일본인 신자들을 위한 교회 공동체였다. 주례 또한 일본인 신부가 맡아하고 있었다. 나는 일본 신자들 틈에 섞여서 미사를 봉헌하던 한인 신자들을 위해 따로 미사를 집전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주일학교도 만들고, 레지오 마리에도 조직해서 한인 공동체의 활성화에 힘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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