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옥같은 음악을 선사한 '파티마 성가단':::

잠원동 성당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는 수준높은 성가단이 있다는 점이다. '파티마 성가단'은 내가 잠원동 성당에 부임하기 한 해전에 결성됐는데, 나는 성가단 활성화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가장 아름다운 기도, '성가'를 통해 신자들이 보다 경건하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지휘는 단국대학교 교수인 이요훈 씨가 맡았는데, 당시에는 명동성당 성가단에 버금갈 정도로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가단은 해마다 발표회를 열어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는데 특히 로시니의 '성모 애상 전곡'을 비롯해 모짜르트의 '주여, 우리를 용서하소서' 하이든의 '천지창조' 등 국내에서는 흔히 연주되지 않은 곡들을 공연해 찬사를 받았다. 발표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전액 새 오르간 구입비로 내놓았다. 교우들의 동참도 줄을 이었다. 나중에 모금함을 열어 보니 아기 돌반지가 나오기도 하고, 백만원이라는 거액을 낸 교우들도 있었다. 신자들의 정성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이렇게 모아진 돈으로 나는 새 오르간을 구입했다. 신자들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해 2년 8개월만에 거둔 결실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뜻깊었다. 새로 마련한 전자오르간은 미국 알렌사 제품으로, 아직도 잠원동 성당 신자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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